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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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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공부 방법에 관하여 (5) - 의사소통 중심

1970년대가 되면서 세계의 인구 이동량은 경제 교류, 여행 등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에 따라 외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학습 목적도 다양해지고,
의사소통의 필요성 또한 더욱 절실해집니다.

그러나 기존의 교수/학습법인 구청각/시청각 방법으로는
적극적인 소통 능력 배양에 미흡함이 있었으므로 외국어 교수법 개선 논의가 새롭게 일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이론적 뒷받침을 제공한 것이 화용언어학(Pragmalinguistik)입니다.
화용언어학은 언어를 어떤 체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의 한 양상으로 봅니다.
언어를 사용한 의사소통도 인간의 행위에 속하는 것이니까요.

또 이 무렵 기존의 행동주의 학습 이론에 대해 비판을 가하며 인지주의 학습 이론이 대두되는데,
그 요지는 외국어 학습은 모방을 통한 습관 형성이 아니라 능동적이며 창의적인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을 자극에 반응시키면서 어떤 행동 습관이 자동화되도록 교육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배경 아래서 개발된 것이 의사소통 교수법입니다.
독일어로 kommunikative Didaktik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다양한 학습 목표를 가진 다양한 학습자 그룹을 대상으로 하여
일상적인 의사소통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룩된,
독일어 교육을 위한 가장 큰 구체적 성과는 아마도
Langenscheidt 출판사에서 1980년에 나온 <Kontaktschwelle Deutsch als Fremdsprache>일 것입니다.

이 책은 Europarat에 의해 유럽인들의 상호 교류 및 문화 협력 추진 작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인데,
의사소통을 위한 독일어 학습의 기본 단계 설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약 17x24cm 크기에 5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의 이 책은
학습 교재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학습 교재를 만들거나 수업을 위한 기초 자료로 만들어진 것이며,
주 내용은 언어행위(Sprechakte), 일반개념(Allgemeine Begriffe) 및 특수개념(Spezifische Begriffe)에 따른
세세한 표현의 분류와 예시입니다.
이 책은 <로렐라이> 메뉴 개편 때 중급 정도의 수준에서 따로 항목을 만들어 자료로 삼을 계획입니다.

의사소통 교수법이 대두되면서 문법은 종래의 주도적 위치를 잃게 됩니다.
문법/번역 방법에서는 문법이 전면에 등장해 모든 학습 진도를 지배했었고,
직접적, 구청각/시청각 방법에서는 문법이 표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배후에서 학습을 이끌었었습니다.
그런데 의사소통 교수법에서 문법은 말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수준에서만 다루어집니다.
분야에 따른 중요성도 차별화됩니다.
예를 들면, 시제의 경우 전통적인 수업에서는 현재, 과거, 현재완료, 과거완료 등
모든 시제가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어졌으나 의사소통 교수법에서는
현재, 현재완료, 과거 등 실제 대화 상황에서 주로 쓰이는 시제를 중심으로 학습의 비중이 달라집니다.
또 일상에서 대화 상황이 아닌 형태의 소통을 위해
광고, 열차 시간표, 계약서, 제품 설명서, 가격표, 음식점의 메뉴, 간판 등 일상 텍스트가
독해 자료로 중요성을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통 능력 중심의 기능성을 강조하다보니 문법 지식에 빈틈이 생기게 됩니다.
배우지 않은 문법 사항이 있게 되고,
그 배우지 않은 문법이 등장하는 텍스트나 상황을 만나게 되면 무력해지는 것이지요.
교재를 만드는 입장에서 볼 때도 딜레마였습니다.
일상 의사소통을 중심으로 교재를 구성하다보니 문법 진도의 체계를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입니다.

의사소통 교수/학습법에 따라 제작된 교재들에는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Deutsch aktiv, Themen 등이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

♣ 참고 문헌
Hans-Werner Huneke / Wolfgang Steinig: Deutsch als Fremdsprache. 3. Auflage, Berlin 2002.
Dietmar Rösler: Deutsch als Fremdsprache. Stuttgart 1994.
Gerhard Neuner / Hans Hunfeld: Methoden des fremdsprachlichen Deutschunterrichts. Berlin 1993.
Karl-Richard Bausch / Herbert Christ / Werner Hüllen / Hans-Jürgen Krumm (Hrsg.): Handbuch Fremdsprachenunterricht. 2. Auflage, Tübinge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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