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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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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공부 방법에 관하여 (4) - 구청각/시청각 방법

직접적 방법을 토대로 발달한 구청각 방법(audiolinguale Methode)은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군 통역사를 집중적으로 양성한 데서 기인합니다.
군의 위탁을 받아 1941년부터 1943년 사이에 수많은 학습 방법이 언어학자들에 의해 연구되면서
통역사에게 필수적인 듣기/말하기 중심의 구청각 방법이 개발되었던 것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무역, 여행, 학술 교류 등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어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Sputnik을 쏘아 올린 소위 Sputnikschock 후로
외국어 교수/학습 방법론 연구는 더욱 중요성을 갖게 됩니다.
외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외국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모든 경향에 힘입어 구청각 방법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지대한 이론적 영향을 끼친 것은 Bloomfield로 대표되는 미국 구조주의 언어학과
Skinner로 대표되는 행동주의 학습 이론입니다.

영어 공부를 할 때 많이 들어 본 적이 있는 pattern practice 또는 pattern drill이 바로
구조주의 언어 분석과 행동주의 학습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는 연습 방법입니다.
독일어로는
Satzmusterübung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문형 연습이라고 하면 되겠지요.
이 연습의 목적은 반복을 통해서 습관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학습을 습관 형성의 기계적 과정으로 보는 것이지요.

미국에서 이렇게 구청각 방법이 발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프랑스에서는 시청각 방법(audiovisuelle Methode)이 개발되었습니다.
이 방법의 원칙은 언어를 언제든지 시각 자료와 결부시키는 것입니다.
상황이 먼저 그림, 사진, 슬라이드, TV, 영화 등 시각 자료를 통해 제시되고
거기에 해당하는 언어 표현 학습이 따르는 것이지요.
이 방법 역시 구어에 집중하며 문형 연습을 통한 습관 형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구청각 방법과 같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프랑스에서 발달된 구청각/시청각 방법을 도입하여 독일에서 제작된 독일어 교재로는
Klett 출판사에서 1967년부터 출판되기 시작한
Braun, Nieder, Schmöe 세 사람 공저의
<
Deutsch als Fremdsprache>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시사영어사에 의해 수입 출판되었고, 한때 독일어 회화 교재로 많이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IA, IB, II 이렇게 세 권으로 되어 있었지요?  

외국어 공부에 녹음 테이프나 레코드 판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시청각/구청각 방법이 보급되면서부터이며,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던 외국어 수업이 시청각실 또는 어학 실습실이라는 이름의 독자적인 공간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 방법의 보급 덕택입니다.
그러나 시청각/구청각 방법은 지나치게 도식적이며 반복적인 수업 진행에서 기인하는 단조로움,
언어 행위의 창의적이며 생산적인 면에 대한 무시 등을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문법/번역 방법을 시작으로 직접적 방법을 거쳐 구청각/시청각 방법까지 살펴보았으니,
여기서 잠시 본격적인 독일어 학습 교재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Schulz와 Griesbach 공저의
<
Deutsche Sprachlehre für Ausländer>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 초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독일 또는 독일어권 나라로 독일어를 배우러 왔습니다.
그들의 출신 국가는 다양했고 대부분 어른이었으며, 다른 외국어 지식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외국어를 그들의 나라에서 전통적인 문법/번역 방식으로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독일 또는 독일어권 나라에 와서 독일어를 배우는 그들은 문법/번역뿐만 아니라
당장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독일어도 배우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마땅한 교재가 당시에는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조건 및 상황에서 독일어를 배우려고 하는가,
즉 학습자 그룹과 학습 상황이라는 요소를 고려한 교재는 당시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새로 개발된 교재가 Schulz와 Griesbach 공저의 <Deutsche Sprachlehre für Ausländer>입니다.
이 책은 Max Hueber 출판사에서 1955년 출판되자마자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학습 교재의 선두 위치를 차지했고
1970년대까지 독일에서 가장 주도적인 학습 교재였습니다.

<Deutsche Sprachlehre für Ausländer>는 독일어 교수법 관련 논문에서 흔히
문법/번역 방법의 대표적인 교재로 언급됩니다.
그러나 Neuner와 Hunfeld에 따르면, 이 책을 집필한 Schulz와 Griesbach의 의도는
문법/번역 방법에 구청각 방법의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도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교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으며
지금도 일부 학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

♣ 참고 문헌
Hans-Werner Huneke / Wolfgang Steinig: Deutsch als Fremdsprache. 3. Auflage, Berlin 2002.
Dietmar Rösler: Deutsch als Fremdsprache. Stuttgart 1994.
Gerhard Neuner / Hans Hunfeld: Methoden des fremdsprachlichen Deutschunterrichts. Berlin 1993.
Karl-Richard Bausch / Herbert Christ / Werner Hüllen / Hans-Jürgen Krumm (Hrsg.): Handbuch Fremdsprachenunterricht. 2. Auflage, Tübingen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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